스마트폰 사진 백업은 한동안 고민할 일이 아니었다. 갤럭시는 갤러리에서 원드라이브로 넘기면 됐고, 구글 계정을 만들면 15GB가 따라왔다. 그런데 2026년 들어 이 두 전제가 모두 바뀌었다. 하나는 이번 달 말에 닫히고, 하나는 이미 지난 5월에 조용히 조건이 붙었다. 이 글은 각 서비스의 공식 안내 문서를 직접 열어 확인한 조건만 정리하고, 무료 용량이 실제로 어느 정도를 담는지 환산해 본 기록이다.
9월 30일, 갤럭시의 무료 백업 경로 하나가 닫힌다

마이크로소프트 지원 문서 Changes to Samsung Gallery sync and OneDrive는 2026년 9월 30일부터 삼성 갤러리가 원드라이브와 직접 동기화되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문서의 마지막 업데이트일은 2026년 5월 14일이고, 안내 내용은 세 가지다.
- 9월 30일 이후 신규 사용자는 삼성 갤러리와 원드라이브 앱을 연결할 수 없다.
- 기존에 이 동기화를 쓰던 사용자는 새 사진과 동영상을 계속 백업하려면 카메라 롤 설정을 직접 바꿔야 한다.
- 원드라이브에 저장된 사진은 삭제되거나 변경되지 않는다. 다만 삼성 갤러리 앱에서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 항목이 실제로 사람들을 당황시키는 부분이다. 파일이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갤러리 앱에서 사라지는 것이므로, 원본을 기기에 남겨두지 않고 클라우드에만 올려둔 사람은 어느 날 갤러리를 열었을 때 몇 년치 사진이 없어진 것처럼 보이게 된다. 파일은 원드라이브 앱에서 그대로 열린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원드라이브 앱을 설치하고 앱 자체의 카메라 백업(카메라 롤 업로드) 기능을 켜 두는 것이다. 갤러리 연동과 원드라이브 앱의 카메라 백업은 이름이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기능이고, 종료되는 쪽은 앞의 것이다.
구글 15GB는 이제 자동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구글 계정의 무료 15GB는 오랫동안 기본값이었다. 지금도 구글 드라이브 고객센터의 저장용량 안내는 개인 계정이 드라이브·Gmail·포토가 함께 쓰는 저장용량을 갖는다고 설명하지만, 문구가 “15 GB”에서 “up to 15 GB”로 바뀌었다. 한국어 페이지에는 아직 15GB로 표기돼 있어 두 페이지의 문구가 어긋나 있다.
이 변화의 실제 내용은 2026년 5월 14일 9to5Google이 보도한 무료 저장용량 정책 변경에서 드러난다. 신규 계정 생성 과정에서 구글이 “Your account includes 5 GB of storage”라고 안내하며 전화번호를 연결하면 15GB로 늘려주겠다는 선택지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화면에는 “Unlock 15 GB storage at no cost by using your phone number”와 “Keep 5 GB storage” 두 버튼이 있었고, 구글은 전화번호를 “사람당 한 번만 저장용량이 추가되도록” 확인하는 용도로 쓴다고 설명했다.
정리하면 이미 15GB를 쓰고 있는 기존 계정은 그대로다. 문제는 새로 계정을 파서 백업 공간을 늘리려는 방식이다. 사진 백업 용량을 벌겠다고 부계정을 여러 개 만드는 방법은 계정마다 전화번호를 요구받는 순간 막힌다. 구글이 정확히 노린 지점이 그것이다.
덧붙여 구글 포토 백업은 2021년 6월 1일 이후 업로드분부터 화질과 무관하게 계정 저장용량을 차지한다. 구글 포토 백업 화질 안내는 저장용량 절약 화질로 올린 사진과 동영상도 사용량에 반영된다고 못 박는다. 무료 무제한 시절에 올려둔 사진만 예외다.
무료 용량이 실제로 얼마나 버티는지 환산해 봤다
5GB, 15GB, 30GB 같은 숫자는 비교는 되지만 감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같은 기준으로 환산해 봤다. 기준값은 아마존이 자사 페이지에 직접 써 둔 환산치를 썼다. Amazon Photos 안내는 50GB가 1080p 영상 약 7시간, 100GB가 약 14시간을 담는다고 적어 두었다. 두 수치의 비율이 정확히 일치하므로 시간당 약 7.14GB, 분당 약 122MB라는 하나의 환산율이 나온다. 이 환산율을 각 서비스 무료 용량에 그대로 적용한 결과가 아래 표다.
| 무료 용량 | 해당 서비스 | 1080p 영상 환산 |
|---|---|---|
| 5GB | iCloud, 원드라이브, 전화번호 미연결 구글 신규 계정 | 약 42분 |
| 15GB | 구글 계정(드라이브·Gmail·포토 합산) | 약 2시간 6분 |
| 30GB | 네이버 MYBOX | 약 4시간 12분 |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시간이 전부 사진과 영상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구글 15GB는 Gmail 메일함과 드라이브 문서를 함께 쓰는 공간이고, 원드라이브 5GB도 메일 첨부파일과 문서가 같은 공간을 나눠 쓴다. 메일함이 몇 GB를 차지하고 있다면 사진에 남는 공간은 그만큼 줄어든다. 위 표의 숫자는 계정 전체를 영상에만 쓴다고 가정한 상한값이다.
이 환산이 말해주는 결론은 단순하다. 5GB짜리 무료 용량은 영상을 조금이라도 찍는 사람에게는 백업 수단이 아니라 임시 보관함에 가깝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 4K로 운동회를 한 번 찍으면 그날로 끝난다. 반대로 사진만 찍고 영상은 거의 찍지 않는 사용자라면 15GB로도 몇 년이 간다. 무료 백업 전략의 갈림길은 서비스 브랜드가 아니라 본인이 영상을 찍느냐 아니냐에 있다.
서비스별 무료 조건을 한 표로 정리했다
각 회사 공식 문서에 적힌 무료 조건은 다음과 같다.
| 서비스 | 무료 용량 | 확인한 조건 |
|---|---|---|
| 네이버 MYBOX | 30GB | 네이버 계정만 있으면 제공. 앱 소개에 “국내 최대, 무료 30GB”로 표기 |
| 구글 포토 | 최대 15GB | 드라이브·Gmail과 공유. 신규 계정은 전화번호 연결 전 5GB인 사례가 확인됨 |
| iCloud | 5GB | 기기 백업·파일과 공유. 유료는 50GB 월 1,100원부터 |
| 원드라이브 | 5GB | 메일함 15GB와 별도. 삼성 갤러리 연동은 9월 30일 종료 |
| Amazon Photos | 사진 무제한 | 프라임 회원 한정, 영상은 5GB까지 |
네이버 MYBOX의 30GB는 국내에서 조건 없이 받을 수 있는 무료 용량 중 가장 크다. 앱스토어의 네이버 MYBOX 소개가 “국내 최대, 무료 30GB 넉넉한 저장 공간”이라고 밝히고 있고, 2025년 11월 25일 업데이트로 5TB·20TB 유료 상품이 추가됐다.
iCloud는 무료 5GB가 사진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 함정이다. 애플의 iCloud+ 요금제 안내는 무료 저장 공간을 5GB로 명시하고, 유료 요금제를 한국 기준 50GB 월 1,100원, 200GB 월 4,400원, 2TB 월 14,000원으로 안내한다. 기기 백업이 이 5GB를 먼저 먹기 때문에 아이폰 사용자가 체감하는 사진용 여유 공간은 5GB보다 훨씬 적다.
원드라이브 5GB는 마이크로소프트 지원 문서 Microsoft storage quotas에 구독이 없는 무료 계정 기준으로 명시돼 있다. 같은 표에서 메일함은 15GB로 따로 잡혀 있으므로, 최소한 사진 공간이 메일에 잠식되지는 않는다.
Amazon Photos는 조건이 가장 후하지만 전제가 붙는다. 아마존 공식 안내는 프라임 회원에게 원본 화질 사진 무제한과 영상 5GB를 제공한다고 밝히고, 영상을 늘리려면 50GB 월 0.99달러, 100GB 월 1.99달러 요금제를 안내한다. 프라임 구독이 없다면 해당되지 않는 혜택이고, 국내에서는 프라임 가입 여부에 따라 이용 조건이 갈린다.
화질 설정 하나로 무료 용량의 수명이 달라진다
용량을 더 사지 않고 늘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올리는 파일을 줄이는 것이다. 구글 포토의 백업 화질 설정이 대표적이고, 공식 문서에 각 옵션의 사양이 정확히 적혀 있다.
- 원본 화질: 촬영 해상도 그대로 저장. 16MP 이상 사진, 1080p 이상 동영상에 적합하다고 안내한다.
- 저장용량 절약: 16MP를 넘는 사진은 16MP로 줄이고, 1080p를 넘는 동영상은 1080p로 조정한다. 구글은 16MP 사진이 24×16인치까지 우수한 화질로 인화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 일반 화질: 사진을 3MP로, 480p 초과 동영상을 480p로 낮춘다. 3MP는 6×8인치 인화 기준이다.
현실적인 기준은 인화 크기다. 액자로 만들거나 크게 인화할 계획이 없다면 저장용량 절약으로 충분하고, 4K로 찍은 영상이 1080p로 내려가는 것만 감수하면 용량 소모가 크게 줄어든다. 반대로 카메라 RAW 파일이나 4K 영상 원본을 남기고 싶다면 무료 요금제로는 애초에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 경우는 클라우드가 아니라 외장 저장장치가 본진이 되어야 한다.
또 하나 자주 놓치는 것이 중복이다. 휴지통에 든 파일도 완전히 비우기 전까지는 용량을 차지한다. 구글 고객센터는 휴지통과 스팸함을 비우는 것이 공간을 되찾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안내하면서, 여러 파일을 한 번에 지웠을 때 저장용량 표시가 갱신되는 데 48~72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인다. 지웠는데 용량이 그대로라고 당황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무료만으로 버티려면 역할을 나눠야 한다
무료 서비스 하나로 모든 사진을 감당하려는 시도는 대체로 실패한다. 어느 서비스든 무료 구간은 메일·문서와 공간을 나누거나, 영상에 별도 제한을 두거나, 회원 자격을 요구한다. 그래서 실용적인 방법은 용도별로 나누는 것이다.
일상 사진의 자동 백업은 무료 용량이 가장 큰 곳에 맡기는 편이 낫다. 국내 사용자 기준으로는 네이버 MYBOX 30GB가 출발점으로 합리적이다. 여기에 구글 포토를 저장용량 절약 화질로 함께 켜 두면 같은 사진이 두 곳에 남는다. 클라우드 계정이 잠기거나 서비스 정책이 바뀌는 상황에 대비한 최소한의 이중화다. 이번 삼성 갤러리·원드라이브 사례처럼 연동은 예고 없이 정리될 수 있다.
영상은 클라우드 무료 구간에 맡기지 않는 편이 낫다. 위 환산대로라면 5GB는 1080p 영상 42분, 15GB도 2시간 남짓이다. 촬영 빈도가 낮다면 모를까, 영상을 자주 찍는다면 외장 SSD나 하드디스크에 분기마다 한 번씩 옮기는 편이 비용 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iCloud 2TB가 월 14,000원, 1년이면 16만 8천원이다. 같은 돈이면 외장 SSD를 한 번에 사고도 남는다.
마지막으로, 백업이라는 말의 기준을 낮추지 않는 것이 좋다. 클라우드에 올려둔 것은 동기화이지 백업이 아니다. 기기에서 사진을 지우면 동기화된 클라우드에서도 지워지는 구조라면, 그것은 사본이 하나 있는 상태일 뿐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저장소 두 곳에 남아 있어야 백업이라고 부를 수 있다. 무료로 할 수 있는 최선은 성격이 다른 무료 서비스 두 곳을 겹쳐 쓰고, 정말 남겨야 할 것은 물리 저장장치로 한 번 더 빼두는 것이다.
이 글에 적은 용량과 가격은 2026년 9월 23일 기준으로 각 사의 공식 안내 페이지에서 확인한 내용이다. 무료 요금제 조건은 이번 구글 사례처럼 예고 없이 바뀌기도 하므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해당 페이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